하늘귤
떠다니는 것은 허상이 아닌, 진짜 모습일지도
그곳은 허상이어야 했다.
그런데 이상하게도, 자꾸 마음이 닿았다.
하늘을 떠도는 그 귤빛 아래
내가 잊고 있었던 어떤 진짜가,
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었다.
『귤빛연작』, 그 첫 번째 이야기.
– 01 🍊 –
하늘귤
_떠다니는 것은 허상이 아닌, 진짜 모습일지도_
주황빛이 물든 귤 하나가
하늘을 유영하듯 떠다닌다.
주황빛은 그리움이 가득한, 나의 이상이다.
그것은 허상 속에, 허무맹랑한 상상 속에 있다.
낯설어야 할 이 풍경이
이토록 그리운 건 왜일까.
어쩌면, 진짜는 그 하늘에 있을지도 모른다.
이미 내 안에 새겨진 그 풍경을
다시 알아보는 중인지도 모른다.
허상이라 여겼던 그 하늘에서
나를 기다리고 있던 진짜의 모습을
이제는 놓치지 않기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