귤 알맹이

되찾음

한 껍질, 또 한 껍질.
까맣게 내던진 질문에
모든 답을 내듯,
딱딱함이 품고 있던 여러 갈래가
여실히 드러났다.

비로소 제 살갗으로
부드러운 바람을 느낀다.
따뜻한 감촉의 온기가
껍질보다 단단히 둘러지고 있었다.

『귤빛연작』, 그 여덟 번째 이야기.

– 08 🍊 –

귤 알맹이 

_되찾음._

껍질 위로 태어난

따스한 한 알이

거짓말처럼 선명하다.

놓아준 껍질이

붙잡아 두었던 것은,

여러 조각을 이룬 

하나의 알맹이였다.

이토록 다면적인 한 알맹이가

어떠한 왜곡도 없이

진짜일 수 있다.

비추어진 빛이

있는 그대로

내 빛과 같았다.

모든 조각이 모여

꽉 찬 한 알,

그립던 여린 알맹이.

낯설지 않았던

하늘의 풍경,

그날의 온기는

이곳에서 건드려진

잔상들의 기척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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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껍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