물에 빠진 연탄

사라지지 않은 것

그저 닮아 있었다.
그래서, 이유도 모른 채 따라갔다.

하지만 그곳엔
숨을 쉴 수 없는 푸른 침묵,
나와는 닮지 않은 차가움이 퍼져 있었다.

견디고, 참아내고,
그 끝에서 마침내
터져 나온 기포 하나
나는, 여기 있었다.

『귤빛연작』, 그 다섯 번째 이야기.

– 05 🍊 –

물에 빠진 연탄  

_사라지지 않은 것._

불을 품어야 할 존재가

뜨거움을 닮은 푸른 물살에 잠겨

조용히 말을 잃었다.

그리곤, 이유도 모른 채

까만 것 하나가 따라왔다.

온기를 전해야 할 존재들이

차가운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.

그 모습이 닮았던 게 이유였을까.

하지만 같을 순 없었다.

잠시 머물다보면

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.

숨이 턱 막히는 찰나,

마음속 기포가

조용히 터져오른다.

살고 싶다는 마음,

진짜로 숨쉬고 싶다는 마음.

그것은 본능이 말하는

튀어오를 순간이다.

그리고 안다.

잠기지 않았다면

만나지 못했을 마음이라는 것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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