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탑의 꼭대기

드러나는 약속의 시간

그 바람이, 스쳐가는 바람에
젖어 있던 숨결이 마르기 시작했다.

물기를 덜어낸 무게들은
말없이 쌓여가며, 균형을 맞췄다.

그리고 더는 보태지 않아도 될
그 자리에서,
나는 숨처럼 나를 몰아쉬었다.

연한 노란빛 색연필로 채워진 배경 위, 부드러운 조약돌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 꼭대기에는 까맣게 그을린 귤 하나가 조심스레 올려져 있습니다. 돌과 귤은 물기를 말린 듯한 질감을 띠며, 그림 전체는 고요하고 따뜻한 기운에 감싸여 있습니다. 오른쪽 아래에는 손글씨처럼 부드러운 서명이 담겨 있습니다. 이 그림은 『귤빛연작』의 여섯 번째 이야기로, 쌓이고 버텨낸 마음의 무게 위에서 드러난 약속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.

『귤빛연작』, 그 여섯 번째 이야기.

– 06 🍊 –

돌탑의 꼭대기  

_드러나는 약속의 시간._

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

말 대신 무게로 남은 것들이

서로를 덧대며 가만히 쌓여있다.

그 위로

까맣게 타오른

작고 지친 한 줌의 마음을 들어

조심스레 올려두었다.

오래 바라보기만 하던 마음이

조용히 그 자리에 앉은 순간이었다.

무너지더라도 

나인 채로 남기를 바란다.

위태로워 보여도

버려지지 않을 마음으로.

그렇게

다시 처음으로

숨을 몰아쉰다.

연한 노란빛 색연필로 채워진 배경 위, 부드러운 조약돌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 꼭대기에는 까맣게 그을린 귤 하나가 조심스레 올려져 있습니다. 돌과 귤은 물기를 말린 듯한 질감을 띠며, 그림 전체는 고요하고 따뜻한 기운에 감싸여 있습니다. 오른쪽 아래에는 손글씨처럼 부드러운 서명이 담겨 있습니다. 이 그림은 『귤빛연작』의 여섯 번째 이야기로, 쌓이고 버텨낸 마음의 무게 위에서 드러난 약속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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